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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사회복지협의회의 역할

동사협 0 41 04.23 09:11

최근 기업 사회공헌의 키워드는 ‘지역’과 ‘협력적 관계’이다. 기업과 그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따라서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 및 지역발전 기여도’이다(한국경제인협회, 2023).

또한 많은 기업이 비영리조직과 협력하여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협력적 관계는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직접 맺을 수도 있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과 비영리조직 사이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중간지원조직을 통하는 것이다. 중간지원조직이란 다양한 행위자의 중간에 위치하여 조정 활동을 통해 이들 행위자의 협력을 촉진하고 문제해결 역량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말한다(고재경, 주정현, 2012).

지역마다 해결해야 할 문제의 우선순위나 가용 자원이 다르고 오로지 한 조직의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여러 조직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는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공헌에서도 기업이 지역사회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지역사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기업과 지역사회를 잇는 역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기업이 속한 지역에 밀착하여 사회공헌을 전개할 필요성과 기업과 지역 내 비영리조직을 연계·조정하는 조직의 필요성이 합쳐지면서 지역단위 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게 되었다.

시도 사회복지협의회는 지역마다 햇수가 약간씩 다르지만 25년 넘게 지역에서 사회복지 기관·단체 간의 연계·협력·조정과 사회복지사업에 관한 기부문화의 조성에 힘써왔다. 이 글은 지역 기반 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시도 사회복지협의회의 사회공헌 현황을 살펴보고그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시도 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 현황

시도 협의회 사회공헌 현황을 먼저 살펴보자. 17개 시도 협의회 중에서 사회공헌(정보)센터또는 전담 부서가 있는 곳은 8곳, 전담조직 없이 담당인력(전담 또는 겸직인력)만 있는 곳이 8곳, 조직과 인력 모두 없는 곳이 1곳이다. 절반 이상이 사회공헌을 하나의 독립된 부서 업무로 두지 않고 직원의 업무 중 하나로 보는 것이다.

전담인력과 겸직인력 수는 비슷하다. 시도협의회에 전담인력은 평균 1.6명, 겸직인력은 평균 1.4명이 있다. 2024년 9월 기준 사회공헌사업비 중간값은 3억3000만 원이다. 주로 연말에 사회공헌 기부금이 집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명이 채 되지 않는 인력이 연간 4억 가까운 사업을 하는 셈이다.

중간지원조직이 수행하는 대표적 기능은 네트워크 구축, 조사연구 및 평가, 정보 제공, 교육, 컨설팅, 포상, 조정, 직접 사업이다. 시도 협의회가 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으로서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은 포상, 사회공헌 지원, 네트워크 구축, 조정이다. 대부분 시도 협의회는 고유의 사회공헌 포상 계획을 실시하거나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사업의 지역사무국으로서 포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시도협의회가 가장 많이 수행하는 기능은 사회공헌지원이다. 사회공헌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이유로는 협의회가 사회공헌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 ESG 경영이 확산하면서 기업이 함께 사회공헌을 ‘실천’할 협력 기관을 원한다는 점을 들었다.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이는 시도 협의회가 많았는데,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 되어야 사회공헌 지원으로 이어지고, 시도협의회 다른 사업(가령, 푸드뱅크)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시도 협의회가 우선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에는 네트워크 구축, 사회공헌 지원, 정보제공이 가장 많았다. 사회공헌 업무가 활성화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우선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 간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일부 또는 최소의 기능만 수행하는 지역에서는 둘 간의 격차가 크다. 정보제공 기능이 후자 중 하나이다. 지역에 밀착하여 사회공헌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지역에 대한 정보이다. 지역주민의 욕구는 무엇인지, 어떤 자원을 활용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등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사회 문제와 실마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시도 협의회가 우선해야 하는 역할인데, 일부 또는 최소 기능만 수행하는 지역에서는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지역 기반 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시도사회복지협의회 역할 강화 방안

지역사회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역 기업 또는 기관, 비영리조직의 자원이 모이고 배분되는 지역복지 실천의 장이다. 지역 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지역주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시도 협의회 사회공헌조직 운영 안정화와 사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 글은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시도 협의회 역할 강화 방안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시도 협의회는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 기관·단체의 회원 조직이기 때문에 지역 문제에 대한 민감성이 뛰어나다. 협의회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지역 문제는 지방자치단체도 관심을 가지고 대응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지역 문제 공동 대응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기업(또는 기관)-협의회-비영리조직 등의 다자가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그림] 참고) 시도 협의회가 주도적으로 협력 모델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그림] 시도 사회복지협의회 주도 사회공헌 민관협력 모델(안)
시도 협의회는 사회복지 현장의 진단을 통해 도출한 구체적인 상향식 정보를 기업에 제공하고 기업 자원을 현장에 연계함으로써 지역사회 문제에 대응하는 사회공헌 민관협력 모델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사회공헌 민관협력 모델이 지속하도록 지역사회 문제에 공동 대응한 기업의 노력을 포상하고, 시도 협의회 사회공헌조직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시도 협의회는 기업의 입장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의 지역사회 참여는 그 활동이 기업목표와 관련된 분야일 때, 참여성과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할 때, 기업 내부에 지역사회 참여에 대한 공식정책이 있을 때 기업과 지역사회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다음의 측면에서 시도 협의회가 준비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먼저 기업에 사회공헌 사업 제안을 할 때 기업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공헌 활동 평가 방법을 사업 기획 초기부터 고민해야 한다. 협의회와 협력하여 사회공헌을 함으로써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객관적 수치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지역사회 참여에 대한 공식정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써 협의회 주도 네트워크 참여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 이미 일부 시도 협의회는 지역 사회공헌 네트워크를 만들고 네트워크 참여를 공식화하는 방안으로서 운영 지침을 제정했다. 참여 기업에게 네트워크 참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공동 사회공헌 사업 참여기회 제공, 사회공헌 교육 우선 참석, 포상 추천
등의 혜택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셋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시도 협의회, 시군구 협의회 간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기업 등과 지역밀착형 사회공헌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지역에 가장 밀착한 시군구 협의회가 지역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통해 상향식으로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는 ‘파트너스데이’를 통해 현장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를공모하고 있는데, 지역협의회 사회공헌 역량과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역할 강화를 위해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지역협의회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공모전 개최를 고려할 수 있다.

시도 협의회는 시군구 협의회가 도출한 지역사회 문제를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여 공모에 응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시도 협의회와 시군구 협의회 또는 시도 협의회와 시도 협의회 간 협업(Collaboration)을 촉진하기 위해 두 곳 이상 협의회가 공동으로 응모한 아이디어에는 가점을 주고 지원까지 연계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넷째, 시도 협의회는 지역사회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축적해야 한다. 지역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사회 문제의 심각도는 다르다. 가령, 저출생·고령화는 전국적 문제이긴 하지만 지역마다 그 체감도 또는 대응 솔루션은 다를 수 있다. 지역마다 우선 다뤄야 할 현안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 정보를 기록하는 틀은 통일해야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래야 한 이슈에 대하여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에도 용이하며, 사회공헌 활동 범위를 넓히고자 할 때에도 유익한 정보 원천이 될 수 있다.

정보 수집 틀을 전국적으로 통일하고, 시도 협의회는 정기적으로 시군구 협의회와 협력하여 사회복지 현장 문제를 수집하며, 통계청이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지역 기본통계 조사와 사회조사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전국 시도자료를 시점별로, 주제별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 간 비교뿐 아니라 분야 간, 시점 간 비교를 통해 한 지역에서 특별한 관심을필요로 하는 분야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사회조사에는 삶에 대한 만족도, 건강, 사회통합, 소득소비자산, 주거와 교통, 노동, 교육, 안전, 환경, 문화와 여가 등 사회 전반의 분야가 포함돼 있다. 최근 사회공헌의 흐름이 사회복지 분야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정보 수집에 목마른 협의회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특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 문제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이해하면서 여기에 대응하는 프로그램 수행으로 사회공헌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지역 기반 사회공헌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시도 협의회 역할 강화가 가능할 것이다.


최미향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책임연구원
bokjitimes@ssnkorea.or.kr

출처 : 복지타임즈(http://www.bokj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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